2027년 예산안이 821조로 편성됐다. 2026년 본예산 728조 대비 12.8% 증액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예산 증액률이 두 자릿수가 된 적은 없었다. 2019년 9.5% 증액으로도 초대형 예산안이라 불렸는데, 이번에는 자릿수 자체가 바뀌었다. 돈이 어디로 집중되는지가 2027년 경제의 그림을 그리는 핵심 질문이다.
2027년 예산안 821조원. 어디에 쓰일까? 통화정책과 엇박자인가?
핵심 요약
- 규모와 건전성의 동시 확인: 821조 지출에 재정수입이 880조로 이를 넘어선다. 반도체 호황의 법인세가 27년 수입으로 연결되며 8년 연속 적자재정에서 9년 만에 벗어난다. 국가채무 대비 GDP 비율도 50.6%에서 48.3%로 하락 전망이다.
- 증액의 방향은 성장: 12대 부문 중 산업·중소·에너지 부문에 예산이 집중된다. 성장 지원이 중심이라는 긍정 평가.
- 우려 1, 정책 불협화음: 초대형 재정 투입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한은의 금리 인상이 병행된다. 창문을 열어놓고 난로를 틀는 구조다. 정책은 한 방향으로 당겨야 한다.
- 우려 2, 국가재정법 논쟁: 초과세수는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이 우선이라는 법이 있는데, 이를 우회해 국회 동의 없이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성하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
- K콘텐츠 사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연 5~6% 성장(세계 경제성장률 3% 미달)하는 가운데 밸류체인별(기획·제작·유통·IP 확장) 지원 체계가 예산에 담겼다.
상세 정리
821조의 총량: 증액률과 재정 건전성의 동시 확인
2027년 예산안은 12월 국회 통과 전까지 계획 단계지만, 여당이 크고 야당이 상대적으로 작은 구도라 상당 부분 원안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아래 분석이 이뤄진다.
총량부터 보면 2026년 본예산 728조 대비 821조로 12.8% 증액이다. 역사상 예산 증액률이 두 자릿수가 된 적은 없었다. 2019년 9.5% 증액으로도 수퍼예산안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런데 재정수입 전망이 더 흥미롭다. 2027년 재정수입액이 880조로 지출 821조를 넘어선다. 올해의 반도체 호황과 수출 대기업들의 법인세가 2027년 재정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많이 벌었으니 많이 쓰는 구조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재정 건전성 지표도 확인된다. 국가채무가 늘어나느냐 줄어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GDP 대비 채무 비율인데, 50.6%에서 48.3%로 내려온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자체는 여전하지만 적자 규모가 GDP 대비 쪼그라들고 있는 모습은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운용자는 기획재정처와의 미팅에서 8년 연속 적자재정을 지적하며 9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는 역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던 바 있다. 재정 불안이 있으면 원화 가치가 오를 수 없다는 것이 그 제안의 근거였다. 다만 2028~2030년 계획에서 적자 규모가 다시 늘어나는 방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가의 어젠다는 성장과 분배, 재정건전성 셋이다. 5천만 명도 못 갚고 있는데 2,500만 명이 10년 뒤, 30년 뒤에 갚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 재정건전성을 살펴가는 전제하에서 성장과 분배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이 운용자의 오랜 주장이고, 이 예산안은 그 방향에 부합한다는 긍정 평가를 받는다.
우려 1: 창문을 열어놓고 난로를 튀는 구조
첫 번째 우려는 정책의 불협화음이다. 추운 겨울날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난로를 빵빵하게 튀면 어떻게 되는가. 비유가 정확한 이유가 있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이 안 잡힌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 초대형 예산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 많은 돈을 내고 아파트를 바꾸는 과정인데, 부동산 시장이 재정 투입으로 올라가는 것을 왜 방관하느냐는 것.
한국은행도 물가 안정을 위해 7~8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예산으로 시중 유동성을 풀면서 물가 안정이 된다는 것이 맞는가. 금리 인상으로 빚진 대출자들에게는 부담을 그대로 안기고, 물가는 못 내리게 막는다면 그것은 정책의 책임과 공조 문제다. 줄다리기를 생각하면 된다. 한 방향으로 당겨야 힘이 모이는데, 누구는 동쪽으로 누구는 서쪽으로 당기면 힘이 분산된다. 예산은 풀고 금리는 인상하고 세금은 왕창 걷는다면, 쓸 거면 많이 쓰되 세금을 덜 걷든가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국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까지 심층 논의되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이다.
우려 2: 미래대응기금과 국가재정법
두 번째 우려는 법이다. 국가재정법에는 세계잉여금 등 초과세수의 처리 순서가 명시돼 있다.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먼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정산하고, 그 다음 남으면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해 갚는 것이 법이 규정하는 순서다.
그런데 이 순서를 우회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래대응기금이다. 그 취지 자체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이 기금을 활용하면 국회 동의 없이 자유롭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된다는 것. 코로나19가 발생하거나 중동 전쟁이 닥치면 추경을 편성해 대응해온 기존 절차가 있었는데, 미래대응기금은 추경 편성 없이 추경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 국가재정법에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법치국가라면 법대로 이행할 필요가 있고, 정책 공조와 법적 절차가 지켜질 때 더 좋은 예산이 짜여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산은 어디로 집중되는가: 성장
12대 부문별 증액 분포를 보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부문으로 집중된다. 성장에 초점을 둔 예산이라는 것이다. 그중 기재부 예산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R&D, 인재양성, 금융지원, 해외진출 지원, 규제완화 등 여러 영역에 걸친 초연신경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계획이다. 이 운용자는 이미 9월 1일 분석에서 SIC 반도체나 SMR 같은 핵심 산업으로 예산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구독자의 요청에 화답한 사례로 K콘텐츠가 소개된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세계 경제성장률(3% 미달)을 웃도는 연 5~6%로 성장 중이다. 컨텐츠 산업 중 출판은 어려운 아날로그 산업이지만 음악, 게임, 영상 등은 강한 성장세다. 정부는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밸류체인 전체(기획·개발·제작·유통·소비·IP 확장)를 뜯어서 부처별로 지원 체계를 만들었다. R&D는 문체부와 과기정통부, 산업부가, 제작 지원은 문체부가, 금융 지원은 중기부와 금융위가, 인력양성과 해외진출은 문체부가 담당하는 청사진이다. 수많은 비즈니스 중 하나를 사례로 든 것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성장 집중의 긍정 평가와 남은 과제
한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저성장을 향해 달려왔고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현주소에 있다. 이제 성장률의 흐름을 우상향으로 바꿔놓아야 할 때가 왔다는 것. 초대형 예산이 성장 지원 방향으로 집중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남는 과제는 국회다. 정파 싸움과 이념 갈등이 아니라, 우리 국가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어떻게 재정을 편성하는 게 좋겠는지의 관점에서 기대점을 키우고 우려점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예산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는 것. 2027년 경제전망서의 20가지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예산이 어디에 집중될 것인가이며, 나머지 트렌드와 함께 2027년의 기회를 조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무리다.
보는 포인트
- 증액률 12.8%의 역사적 의미: 두 자릿수 증액은 사상 처음이라는 것과, 그 원금이 법인세 호황에서 나왔다는 재정수입의 연결
- GDP 대비 채무비율: 채무 절대액보다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핵심이라는 관점
- 정책 공조의 원칙: 예산(확장)과 금리(긴축)와 규제(부동산 억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면 힘이 분산된다는 줄다리기 비유
- 국가재정법의 우회 문제: 초과세수 처리 순서를 법이 정해놨는데 미래대응기금이 추경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절차적 논쟁
- 예산으로 산업을 읽는 방법: 부문별 증액 분포가 미래 성장 방향을 알려준다는 관점
원본 정보
- 채널: 경제 읽어주는 남자(김광석TV)
- 게시일: 2026-09-28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6zYSTz3qWd4
- 길이: 약 20분 · 조회수 약 2.4만 회 (2026-09 기준)
- 유의: 예산안은 국회 통과 전 계획 단계이며 수치는 영상 자막 기반이라 일부 오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