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가상자산 관련 법안 부결, 해킹 사태까지 겹친 악재 속에서 비트코인이 일주일에 15%를 오르며 9만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상승은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SEC의 토큰화 주식 한시적 허용과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유동성 경쟁에 대한 시장의 선반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흐름의 종착지는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이 열어줄 유동성 파티이고, 그 가치가 저장되는 곳은 비트코인이라는 논지다.
“토큰화 시대, 정말 기회일까?”…비트코인 10월 강세장 오나 / 백훈종 대표
핵심 요약
- 악재가 겹쳐도 비트코인은 올랐다: 금리 인상, CLARITY 법안 부결, 하드웨어 지갑과 사이드체인 해킹이 연달아 터졌는데도 비트코인은 일주일에 15% 상승했다. 거시적 유동성 논리로 봐야 한다는 것.
- 바이백은 사실상의 QE: 미 재무부가 만기 도래 국채를 단기채 발행으로 사들이는 바이백을 선언했다. 빚의 돌려막기지만 연준 계좌에 잠겨 있던 자금이 시장으로 나오면서 양적 완화에 가까운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 SEC의 한시적 운동장: CLARITY 법안은 상원 통과 직전 부결됐지만, SEC가 이노베이션 익세션이라는 이름으로 토큰 증권 거래와 알트코인 발행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법이 없는 대신 친크립토 정부 임기 동안 놀이터를 열어준 셈이다.
- 토큰화의 진짜 의미: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이 블록체인이라는 인프라를 쓰기 시작하는 구조다. 24시간 거래, 무중단 결제, 빠른 회전은 자산 가격 상승의 세 요소를 모두 갖춘다.
- 최종 수렴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솔라나의 토큰화 인프라 경쟁도, 결국 코드가 가장 단순해 단일 실패 지점이 적은 네트워크, 즉 비트코인으로 합쳐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전망이다.
상세 정리
악재 목록을 다 쓰고도 오른 비트코인
먼저 악재부터 짚어야 논리가 선다. 연준의 금리 인상, 상원에서 CLARITY 법안 부결, 그리고 내부 해킹. 유명 하드웨어 지갑인 콜드카드(Coldcard) 쪽 해킹 사태로 수천 개의 비트코인이 유출됐고, 사이드체인 리퀴드(Liquid)에서도 약 4,000개의 비트코인이 해킹당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그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일주일에 15%를 올렸다. 개별 뉴스가 아니라 더 큰 흐름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상은 오히려 연준의 신뢰를 회복시킨 계기였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쳐서 돈이 금으로만 갔다. 이번에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며 신뢰를 회복했고, 미 재무부 입장에서는 “우리 잘하고 있고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어필이 다시 통하게 됐다. 시장 신뢰가 회복되면서 유동성이 비트코인 쪽으로 눈을 돌릴 여건이 생겼다는 것이 첫 번째 축이다.
재무부의 만기 부채와 바이백: 사실상의 QE
두 번째 축은 미국 재무부의 부채 구조다. 미국은 약 40조 달러의 국채를 지고 있고, 공무원 연금 같은 지급 의무인 초과 부담 부채(unfunded liability)가 약 100조 달러에 이른다. 향후 12개월 동안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약 10.5조 달러이고, 연간 적자가 2조 달러인데다 과거처럼 해외 자금이 국채를 대량 매입해 주는 환경도 아니다. 만기가 다가오는 부채를 어떻게 굴리느냐가 문제다.
재무부가 내놓은 답이 바이백(buyback)이다. 만기 도래 국채를 단기채 발행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명백한 빚의 돌려막기이고 새 유동성이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과거 1~2% 금리로 발행했던 부채를 지금 4.5% 수준의 금리로 갈아타야 하므로 이자 비용은 결국 어딘가에서 나와야 한다. 그 돈이 연준 계좌 등에 잠겨 있던 자금에서 나오면서 시장에 풀리면, 사실상의 양적 완화(QE) 같은 효과가 생긴다. 유동성 완화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2013년, 2017년, 2021년의 기억을 가진 시장이 이를 선반영해서 사고 있다는 것이 상승의 거시적 배경이다.
지정학 리스크: 끝나지 않지만 단기 안정화 국면
지정학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근원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부를 빨리 내지 못한 이유는 결국 중국 압박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든 것의 정착지는 중국이고, 미중 패권 경쟁은 냉전처럼 한쪽이 무너져야 끝나는 이슈다. 세계화가 분절화 시대로 가는 거시 트렌드는 계속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유엔 총회를 기점으로 각국 정상들이 만나는 안정화 국면이 열릴 수 있다. 증시도 코인도 금도 같이 오르는 에브리띵 랠리(everything rally)가 잠깐 펼쳐질 수 있다는 것. 장기 트렌드와 단기 국면을 분리해서 보라는 지적이다.
전략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 제5의 전장
주식 시장이 AI를 중심으로 소수 종목이 지수 전체를 끌고 올라가는 일극 체제로 가고 있다면, 코인 섹터에서 그 일극은 비트코인이다. AI와 비트코인의 공통분모는 분절화되는 세계에서 꼭 필요한 전략 자산이라는 점이다. AI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핵무기 같은 필수 무기가 되고 있고, 비트코인도 분절화된 세계에서 각국이 쥐어야 하는 무기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이 디지털 자산을 제5의 전장이라 표현한 것이 근거로 제시된다. 디지털 세상도 전장이 되면서, 채굴 같은 행위를 통해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각국 정부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 탈달러 논리도 여기에 붙는다. 러시아와 브릭스가 금과 자체 통화로 탈달러를 시도했지만 각국의 신뢰가 필요한 구조라 한계가 뚜렷하고, 중국이 금을 대량 매집해도 미국의 보유량을 따라잡지 못했다. 금의 준탈달러를 가져가면서도 자국 통화 가치를 희석하지 않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비트코인, 즉 디지털 금이다.
사우디 엠브릿지(mBridge) 탈퇴: 탈달러 공세에 단비
국가 간 결제에서 달러를 거치지 않는 디지털 화폐 결제망인 엠브릿지(mBridge)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탈퇴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 결정은 사실상 미국 편에 서겠다는 선언이고, 이란 전쟁을 마무리하며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 미국에 중동의 확실한 아군이 생긴 셈이다.
내면의 이슈는 더 중요하다. 미국은 달러를 무기로 반미 국가들을 제재해왔지만,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시키고도 중국의 국제결제시스템 CIPS를 통한 결제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달러 제재가 탈달러를 가속시키는 구조인데, 사우디의 탈퇴는 이 공세에 마른하늘에 단비 같은 일이라는 평가다. 파장은 결제망 하나보다 크다. 각국이 AI를 무기로 삼기 위해 양적 완화 경쟁에 먼저 나설 수밖에 없고, 유럽·중국·한국·일본이 먼저 돈을 풀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그것을 견딜 수 없는 미국도 달러 약세 기조로 나선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는 통화 정쟁, 즉 유동성 파티가 되면 희소 자산이자 각국 통화 정책에서 자유로운 제3지대 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논리다.
CLARITY 법안 부결, 그러나 SEC가 운동장을 열었다
CLARITY Act는 가상자산 시장에 법적 명확성을 가져오려는 법안으로 상원 통과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부결됐다. 그런데 법이 막히자 SEC가 오히려 움직였다. 친크립토 성향의 폴 앳킨스(Paul Atkins) 의장이 기존 법 체계 안에서 쓸 수 있는 규제 여지로 이노베이션 익세션(Innovation Exemption)을 꺼낸 것이다. 법이 없는 상태에서 플레이어들이 한시적으로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열어준 것으로, 토큰 증권 거래와 알트코인 발행이 그 대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되는 동안 암호화폐 산업이 육성되겠다는 판단이 서면서 알트코인 가격이 올랐다.
토큰화의 실체: 제도권이 블록체인 인프라를 쓰는 구조
토큰 증권의 핵심은 기존 주식을 토큰화해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하게 하는 것이다. 파급 효과가 크다. 지금은 장 마감 뒤에 증권 거래를 못 하지만 토큰화되면 장이 닫히는 일이 없다. 24시간 돈을 이동시키고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실행되면 거래소는 더 많은 수수료를 벌고, 토큰 증권을 발행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추가 수익을 얻는다. 돈이 되니 전통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주도권의 이동이다. 알트코인들은 과거 자체 사용성을 내세웠지만 2021년 상승장 이후 그 네러티브는 죽었고, 발행 회사들이 찾은 처지는 전통 금융권이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권이 가상자산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이용하게 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둘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만큼, 법 통과 없이도 SEC의 한시 허용만으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과 CFTC: 유동성 3요소와 상품 규제
토큰화 주식 거래에 비트코인을 쓰지 않는데 비트코인이 왜 오르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유동성이다. 단기채를 발행하면 그걸 사들이는 주체가 필요한데, 지금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고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부 장관도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한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대되면 세 가지 효과가 겹친다. 더 많은 사람에게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 24시간 끊김 없이 거래되는 것, 자산이 더 빨리 회전되는 것.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세 요소를 모두 갖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위에서 전통 금융권, 각국 정부,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쏟아부을수록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산이 오르는데, 디지털 생태계에서 가장 네이티브한 자산은 비트코인이다. 생태계의 강남·여의도 땅처럼 부가가치가 저장되는 곳이 비트코인이라는 설명이다.
CFTC는 증권과 다른 상품(원자재)을 규제하는 곳으로, 공시 의무가 사실상 없다. 알트코인 발행사와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 분류보다 상품 분류가 훨씬 편하고, CFTC 역시 시카고 상품거래소에 부여하는 것과 같은 거래소 지위를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법상 단순 업소에 불과한 국내 거래소와 달리, 소비자가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정식 상품 거래소 시장이 열리면 디지털 자산 시장 전체의 호재가 된다. 결국 지금 거래되는 모든 자산의 토큰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 시장의 전제다.
이더리움 vs 솔라나, 그리고 단일 프로토콜로의 수렴
토큰 이코노미가 커지면 승자는 인프라가 된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차별화한 전략은 EVM이라는 운영체제 같은 기술로 알트코인 발행 기준 프로토콜을 제공한 것이고, 토큰 증권 시대에 증권사와 운용사가 토큰을 발행할 때 EVM을 쓰면 이더리움 생태계가 커진다. 솔라나는 더 빠른 속도로 이 시장을 뺏으려고 하고 있고, 그 기대감에 솔라나 가격도 많이 올랐다. 2000년대 초반 윈도우와 맥의 경쟁처럼 어느 쪽이 이길지 이견이 갈리는 국면이다.
비트코인은 이 경쟁의 밖이라는 시각에 대한 반론이 이 논의의 결론이다. 1990년대 후반 라이코스, AOL, MSN, PC통신이 난립하다가 하나로 합쳐지지 않으면 안 됐던 것처럼, 디지털 경제도 단일 네트워크와 단일 화폐로 수렴해야 소비자에게 유용하다. 코드가 가장 간단해 단일 실패 지점이 적은 네트워크가 선택받는다. 솔라나는 네트워크가 한 번씩 멈춘 이력이 있고 이더리움도 아직 완전하지 않아 실패 지점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모든 것이 비트코인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보는 포인트
- 악재(금리 인상, 법안 부결, 해킹)를 하나씩 반박하며 상승 근거를 유동성 논리로 재편하는 순서
- 재무부 바이백이 왜 새 유동성 투입이 아니면서도 QE 같은 효과를 낸다는 계산인지
-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아니라 제도권의 블록체인 채택이라는 방향 전환
- 토큰화·스테이블코인 경쟁이 최종적으로 단일 프로토콜, 즉 비트코인으로 수렴한다는 전망
원본 정보
- 채널: KBS 경제한방
- 게시일: 2026-09-28 (본 영상은 9월 23일 녹화본)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5nnpAgivtI
- 길이: 약 23분 · 조회수 약 5.5만 회 (수집 시점 기준)
- 출처 표기 유의: 자막의 일부 수치(해킹 비트코인 개수 등)와 음차 표기는 청취 상태가 좋지 않아 원본과 오차가 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