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흐름을 병목의 이동으로 읽으면 다음 지점이 보인다. 훈련의 시대에 중심은 GPU와 HBM이었고, 추론의 시대에는 메모리였다. 에이전트 AI 시대의 중심은 CPU다. GPU 장당 CPU 비중이 1:1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 그리고 그 혜택이 집중되는 인텔과 AMD, 더 먼 그림의 ARM을 정리한다.
AI 다음 병목을 쥔 기업들 | 인텔, AMD 그리고 ARM을 주목하는 이유
핵심 요약
- 에이전트 AI의 병목은 CPU: 에이전트가 스스로 다른 앱과 GPU를 호출하고 실행하고 검토하고 반복하는 조율(오케스트레이션) 역할을 CPU가 담당한다. GPU당 CPU 비중이 기존보다 몇 배 늘어 1:1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 인텔: P와 Q가 동시에 오르는 사이클: CPU(인텔 AI CPU, 서버용 CPU)는 이미 이익을 내고 있었고 에이전트 AI 추론으로 수요가 커졌다. 파운드리는 적자폭이 축소되며 개선 중이다. CPU 공급 부족 속에서 파운드리가 CPU를 찍어주며 두 부문이 동시에 개선되면 향후 이익이 크게 나올 구조라,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PER)이 과거가 아닐 수 있다는 것.
- AMD: 두 번째 CPU 시대: 데이터센터 매출이 2분기에만 107% 성장했다. TSMC의 선진 공정을 확보한 덕에 공급 부족 속에서 양과 가격을 가장 빨리 올리고 있어 성장이 가장 가시화됐다.
- 먼저 신고가를 기록한 기업이 좋다: 반도체 반등 사이클에서 AMD는 이미 6월 고점을 넘었고 인텔도 상당한 레벨까지 올라왔다. “많이 올랐으니 피해야 한다"가 아니라, 성장 그림이 멀리 보이는 기업이 먼저 산다는 시장의 행동이다.
- ARM은 더 먼 그림: X86이 아닌 자체 아키텍처의 전력 효율이 AI 데이터센터에 맞는다. ARM 자체 CPU와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ARM 기반 CPU까지 합친 점유율이 커질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TAM) 확대 × 점유율 상승이 곱해지는 구조.
상세 정리
병목의 이동: 훈련 → 추론 → 에이전트
AI 산업은 세 번의 흐름으로 나뉘어 왔다. 훈련의 시대에는 GPU와 HBM이 중심이었고, 추론의 시대에는 메모리가 중심이었다. 에이전트 AI 시대의 중심은 CPU라는 것이 이 관점의 출발점이다.
서버는 한 품목만 늘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구성품 중 채택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품목이 있으면, 서버가 하나, 둘, 세 개 늘어날 때 두 배, 네 배, 여덟 배로 늘어나는 품목이 있다. 메모리의 비중이 급증하며 메모리의 시대가 열렸던 것과 같은 논리다. 이제는 GPU 개수당 CPU 개수가 기존보다 훨씬 많이 들어간다.
이유는 에이전트 AI의 작동 방식에 있다. 에이전트는 스스로 활동하면서 다른 앱을 불러오고, GPU를 실행시키고, 결과를 검토하고, 조사하고, 반복한다. 이 조율(오케스트레이션) 역할을 CPU가 담당한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GPU당 CPU가 몇 배로 늘어나 거의 1대 1 비율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CPU 기업은 낯설지 않다. 인텔과 AMD가 대표적이고, X86 진영과 별도로 자체 아키텍처를 가진 ARM이 있다.
인텔: 파운드리 적자 축소와 CPU 수요의 동시 개선
인텔은 올해 상반기부터 주목받아온 사례다. 인텔에는 두 사업이 있었다. CPU와 파운드리(다른 회사의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사업). 가장 큰 문제는 파운드리였다. 적자폭이 매출 대비 50~60%에 달했고, 고객도 부족했으며 수율도 나오지 않았다.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장인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AI 시대의 주류인 GPU와는 거리가 먼 기업이라 시장의 기대도 없었다.
인텔에 투자한 것은 미국 정부였고, 지금은 투자 수익률이 상당한 수준이 됐다. 인텔의 부활 요인은 두 가지다. 첫째, CPU는 원래 잘하고 있었다. 인텔 AI CPU와 일반 서버용 CPU 모두 이익을 내고 있었는데, 가격 상승과 함께 에이전트 AI 추론 수요가 시작되면서 CPU 쪽 이익이 더 늘어났다. 둘째, 파운드리가 자체 공정 개선과 신규 고객 확보로 적자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아직 상당한 적자지만 개선 추세는 명확하다.
여기서 인텔의 밸류에이션을 읽는 방법이 나온다. PER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CPU에서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파운드리의 적자가 커서 두 부문을 합산하면 이익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CPU 공급 부족 속에서 파운드리가 인텔 CPU를 찍어주고 다른 회사의 CPU까지 생산하며, 두 부문이 동시에 좋아진다면 이미 수익성이 확인된 AI CPU 사업의 성장에 파운드리의 흑자전환이 더해진다. 그때가 되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비싼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인텔은 2분기에 판매가격(ASP)이 48% 증가했고, 에이전트 AI 수요로 CPU 채택 증가가 드러나면서 ASP와 물량(Q)이 동시에 오르는 사이클이 형성됐다.
AMD: 두 번째 CPU 시대
AMD는 예전에 GPU 기업, 엔비디아의 경쟁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훈련 시대 초기 국면을 AMD와 엔비디아가 양분한 것은 아니었고, AI 데이터센터 GPU 점유율은 오랫동안 낮은 수준이었다. 엔비디아가 거의 다 가져갔던 것이다.
변화는 두 방향에서 왔다. AI 가속기 시장이 확대되며 엔비디아 외의 채택이 늘어난 가운데 AMD의 GPU도 예전보다 채택이 늘었다. 그러나 AMD를 다시 주목하게 만든 것은 역시 CPU다. PC 시대에 인텔을 추격했던 AMD의 두 번째 CPU 시대가 열린 것이다. AMD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2분기에만 107% 성장했다.
인텔과 AMD의 전략 차이도 구별된다. 인텔은 자체 파운드리에 공급량을 늘리는 반면, AMD는 TSMC와 함께한다. TSMC의 선진 공정을 많이 확보해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보다 CPU를 많이 공급할 수 있고,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가격 상승이 겹치는 사이클에서 양과 가격을 가장 빨리 올리고 있다. 그래서 AMD의 성장이 가장 가시화된 것이다.
먼저 신고가를 기록한 기업이 좋다
에이전트 AI의 대중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서 CPU 수요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이 시작됐고 앞으로가 열려 있을 때 주가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다.
반도체 지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좋았다가 6월 중순 고점 이후 하락했고, 8월까지 애매하다가 반등을 시작했다. 반등의 강도는 CPU 기업들이 가장 크다. 마이크론도 저점 대비 반등했고 샌디스크도 반등했지만 AMD는 6월 고점을 이미 넘었고 인텔도 상당히 높은 레벨까지 올라왔다.
“반도체 중 가장 많이 올랐으니 피해야 한다"는 직관은 여기서 통하지 않는다. 반등 사이클에서 가장 먼저 신고가를 기록한 기업이 가장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먼저 사는 것이고, 성장의 그림이 가장 멀리 확실하게 보이기 때문에 먼저 고점을 넘은 것이다. 반등이 지지부진한 쪽보다 강하게 먼저 나오는 CPU 기업들을 지금 봐야 한다는 것이다.
ARM: 더 먼 그림
좀 더 먼 미래라면 ARM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인텔과 AMD가 X86 아키텍처를 쓰는 반면 ARM은 자체 아키텍처를 쓴다. 전력 효율이 좋고 AI 데이터센터에 맞게 설계됐다는 강점이 있다.
ARM의 성장 논리는 시장 확대와 점유율 상승의 곱셈이다. CPU 시장 자체가 커지는 가운데, ARM이 자체 CPU를 파는 부분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ARM 아키텍처를 이용해 만드는 CPU들을 합치면 ARM 계열의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30년까지 시장 전체가 커지는데 자체 점유율까지 오른다면 매우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주의 기본 공식이 여기서 다시 확인된다. 성장주는 이익 증가가 핵심이지만 이익률 개선이 받쳐줘도 결국 매출이 증가해야 하고, 매출 증가는 접근 가능한 시장(TAM)의 확대에 달려 있다. TAM이 커지고 특별한 경쟁력으로 점유율까지 높일 수 있다면 자사의 파이가 곱해진다. CPU 시장과 그 대표 기업들이 이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매크로 속의 AI 기회
매크로 환경은 쉽지 않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5.2%에 이르렀고 유가도 지정학 리스크로 100불을 갔다 왔다. 연초에 금리가 5.2%였다면 주식시장은 크게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나스닥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반도체 지수도 회복세에 있다. 어려운 매크로 속에서도 시장이 에이전트 AI로 촉발된 기회를 찾고 있다는 것의 증거다. 다만 가는 과정의 변동성은 심해지고, 그 와중에 어느 시장이 가장 커지고 밝은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보는 포인트
- 병목 이동의 프레임: 훈련(GPU·HBM) → 추론(메모리) → 에이전트(CPU). 서버 구성품 중 채택 비중이 급증하는 품목을 찾는 방법
- 오케스트레이션 부하: 에이전트가 앱 호출, 실행, 검토, 반복을 반복하는 구조가 CPU 수요를 만드는 메커니즘
- 인텔 밸류에이션 읽기: 부문 합산 PER의 왜곡. 파운드리 흑자전환이 확인되면 평가가 달라지는 구조
- 반등 사이클의 선행 신호: 먼저 신고가를 기록하는 기업이 성장 확실성이 높다는 시장 행동의 해석
- 성장주의 곱셈 공식: TAM 확대 × 점유율 상승. ARM이 대기 중인 이유
원본 정보
- 채널: 김기훈의 퓨처클럽
- 게시일: 2026-09-28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mp-tCsa9Tw
- 길이: 약 11분 · 조회수 약 1,600 회 (2026-09 기준)
- 유의: 수치는 영상 자막 기반이라 일부 오차 가능.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