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자이앤트 홍장원의 불앤베어. 앞선 영상에서 AI 낙관론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장이 걱정하는 포인트를 짚습니다. 주의할 점은, 걱정의 성격이 이질적이라는 것. AI 투자가 꺾인다는 얘기가 아니라 투자가 너무 빨리 늘어서 생기는 걱정입니다.
[홍장원의 불앤베어] 급등한 엔비디아 부도 헤지 거래. 채권시장은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핵심 요약
- 케펙스 컨센서스 폭증. 알파벳·MS·아마존·메타·오라클 다섯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내년 케펙스 컨센서스가 지난해 말 집계 1조 1,380억 달러에서 최근 1조 8,920억 달러로 급등. 올해 들어만 약 7,500억 달러, 66% 증가했고 특정 회사가 아니라 전 업체가 동반 상향됐습니다.
- 현금에서 채권으로. 케펙스 대비 차입 비율은 과거 9% 수준에서 올해 중반 12개월 기준 32%로 급등. 현금으로 투자하던 기업들이 채권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벌렸다는 것.
- 내년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발행 예상 4,200억 달러(올해 추정 대비 60% 증가). 우량채가 미국 국채와 경합하며 장기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고, 높아진 장기금리는 다시 AI 성장 스토리와 대립하는 구도를 만듭니다.
- 엔비디아 CDS가 6개월 만에 10배. 6월 250억 달러 채권 발행 이후 CDS 거래가 6억 4천만 달러에서 69억 달러로 폭증. “엔비디아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아니라, 시장이 끊임없이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는 심리 신호.
- 실적 상향 랠리 종료. 23주 만에 처음으로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애널리스트가 상향보다 많아졌습니다(2021년 9월 이후 최장 상향 랠리 마감). 실적이 감소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채권시장이 따지기 시작한 ‘미래 이익 성장’이라는 근거에 균열이 보이는 신호로 읽힙니다.
늘어난 투자의 명과 암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다섯 하이퍼스케일러(알파벳, MS, 아마존, 메타, 오라클)의 올해·내년 케펙스 컨센서스를 보면, 지난해 말 예상 1조 1,380억 달러가 최근 기준 1조 8,920억 달러로 올라갔습니다. 올해 들어만 약 7,500억 달러가 늘었고 상승률은 66% 수준. 알파벳이 특히 크게 늘었지만 그래프를 보면 전 업체가 동반 상향된 모습입니다.
투자액이 크다는 얘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2년간 투자 예상액이 이만큼 늘어난다는 것은 반도체, 전력, 데이터센터 업체에 그만큼 추가 수요가 생긴다는 뜻이고, 그렇게만 보면 좋은 얘기입니다. 팩트셋 전망으로는 2026~2029년 4년간 전체 설비투자가 수조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률은 후반부에 꺾이는 모습이 있어도 절대액은 폭발적으로 커지는 그림입니다.
문제는 뒤집어 보면 명확합니다. 이 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 팩트셋 자료에서 케펙스 대비 차입 비율이 과거 9%에서 올해 중반(12개월 기준) 32%로 늘었습니다. 현금으로 투자하던 기업들이 채권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벌리고 있다는 것.
장기금리와의 라이벌 구도
장기금리가 오르는 원인 중 하나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이 거론됩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발행액을 약 4,200억 달러로 전망하는데, 올해 추정치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지정학 변수, 유가, 물가로 가뜩이나 높은 장기금리 상황에서 우량채 발행이 더 늘어난다는 소식이 시장에 반영되면 장기금리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높아진 장기금리는 역설적으로 돌아와서 증시에 부정적인 네러티브를 만듭니다. 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줄어드는 것. **“AI 성장 스토리가 이기느냐, 장기금리가 이기느냐”**의 라이벌 구도가 증시에 계속 잡음을 낼 수 있다는 것.
와중에 오라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 데이터센터의 불가항력 조항 통지 소식이었고, 전력 확보와 칩 확보를 놓고 하이퍼스케일러에게 잡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모건스탠리는 이번 일이 부각되면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임대 계약과 대출 계약까지 재검토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엔비디아 CDS: 망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보험을 들고 싶어서
이런 불편한 채권시장의 움직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표가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왑(CDS)입니다. 엔비디아는 6월 250억 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했는데, 그 이후 CDS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 직전 6개월 CDS 거래액: 6억 4천만 달러
- 최근 6개월: 69억 달러. 10배 증가.
솔직히 “엔비디아가 부도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CDS 거래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은 끊임없이 시장이 보험을 들고 싶어하는 수요가 크다는 뜻이고, 위험을 헤지하며 비용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장이 받아들이기 불편한 대목입니다. 물량은 받아주되 끊임없이 보험을 들고 있는 구조죠.
실적 상향 랠리의 종료
이런 잡음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계속 늘어나는 것입니다. 장기금리가 올라가고 채권 발행 잡음이 있어도, 강력한 이익 전망 위에서 증시는 버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도 잡음이 나옵니다. 미국 기업 실적 전망 수정 통계에서 23주 만에 처음으로 이익 전망을 낮춘 애널리스트가 올린 애널리스트보다 많아졌습니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길게 이어졌던 실적 상향 랠리가 막을 내린 것. 실제 기업 이익이 감소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의미는 큽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미 AI 기업들이 앞으로 마련해야 할 돈과 투자에서 거둘 수익을 따져보기 시작했는데, 투자도, 차입도 늘고 금리도 높은 상황에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근거가 바로 미래의 이익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익 전망마저 흔들리면 시장의 평가가 바뀔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볼 것 세 가지
발표자의 정리입니다.
-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매출과 현금이 따라오는지.
- 높아진 금리에서도 채권시장이 필요한 자금을 하이퍼스케일러에게 계속 공급할 수 있는지, 장기금리가 얼마나 오르는지.
- 데이터센터가 실제 계획대로 가동될 수 있는지.
“주가는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격언처럼, 오늘 짚은 걱정들이 이익 성장 속에 소화되면 그 벽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장이 남아 잡음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각자 판단의 몫이라고 마무리합니다.
보는 포인트
- 케펙스 컨센서스가 한 해에 66% 커졌다는 숫자 자체. AI 투자의 문제가 ‘과소투자’가 아니라 ‘투자 속도와 자금조달 방식의 전환’이라는 관점.
- 케펙스 대비 차입 비율 9% → 32%. 현금투자에서 채권투자로의 이동이 만드는 장기금리 압박.
- CDS의 의미. 부도 확률이 아니라 ‘헤지 수요’의 온도계로 읽는 방법.
- 실적 상향 랠리 23주 만의 종료. AI 스토리의 유일한 담보인 이익 성장 전망에 첫 균열이 보였다는 신호.
원본 정보
- 채널: 매경 자이앤트 (매일경제)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sRvdmN6y7E
- 게시일: 2026-09-27
- 길이: 약 7분 · 조회수 약 2.9만 회 (2026-09 기준)
- 시리즈: 홍장원의 불앤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