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가 오고 있다. 9월 말부터 10월로 이어지는 구간,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와 확장적 재정 정책이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국면이다. 문제는 이런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유동성 장세"라는 말만 믿고 아무거나 사들인다는 것. 김광석 교수의 북리뷰 시리즈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1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워런 버핏의 평생 파트너 찰리 멍거의 투자 프로세스를 꺼내든다.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고, 정성·정량 분석과 경영진 평가를 거쳐, 해자를 확인한 뒤 내재가치를 따지는 4단계다.
유동성 장세 왔다고 아무거나 사면 안 됩니다… 찰리 멍거가 남긴 ‘4단계 투자법’ | 김광석의 북리뷰 |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1편]
핵심 요약
- 유동성 장세의 근거: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과 11월 말 APEC을 거치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여도 재정정책은 대규모 확장이라 유동성 효과가 크다. 나스닥·기술주·반도체·코인 같은 위험자산 선호 국면이 열린다는 전망.
- 멍거는 버핏의 데빌스 어드보킷: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기 생각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필요하다. 버핏에게 “No"라고 말하는 멍거를 곁에 둔 선택이 오늘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만들었다.
- 버핏의 잃지 않는 투자 원칙: 첫째, 원금을 잃지 않는다.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다.
- 멍거의 4단계 투자 프로세스: (1) 잘 아는 분야에 집중 — 2m 장애물은 피하고 30cm 장애물만 넘는다. (2) 정성·정량 분석과 경영진 평가 — 경영진이 현금을 어떻게 쓰는지가 핵심. (3) 해자 확인 — 경쟁적 파괴를 막는 장벽이 있는가. (4) 내재가치 평가 —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산다.
- 유동성 장세의 과제: 오르는 주식을 좇기보다 4단계 프로세스로 기업을 골라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버핏의 “다섯 개 기업에만 집중하라"는 2편에서 이어진다.
상세 정리
유동성 장세가 온다는 전망의 근거
6월과 7월은 조정장이자 변동성 장세, 8월부터 9월 초까지는 박스권 장세였다는 것이 채널의 기존 전망이었고, 지나고 보니 그대로였다. 그리고 9월 중후반부터는 유동성 장세가 온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다.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 미국 중간선거, 11월 말 APEC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국면으로 간다는 것. 긴장이 완화되면 그 자체가 유동성 효과를 낸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은 주식 시장, 그중에서도 나스닥·기술주·반도체 같은 테크주, 그리고 코인이다.
둘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디커플링이다. 2026년 이전에는 금리가 떨어지면 완화의 시대, 금리가 오르면 긴축의 시대로 구분이 명확했다. 그런데 2026년부터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따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은 긴축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재정은 엄청난 확장 정책을 펼친다. 통화 긴축에도 불구하고 재정 확장을 함께 고려하면 유동성 효과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유동성 장세 전망의 논리다.
데빌스 어드보킷, 찰리 멍거
본격적인 투자 이야기에 앞서 찰리 멍거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치투자의 아버지, 그 제자가 워런 버핏, 그리고 버핏의 조언자이자 친구이자 투자 파트너가 찰리 멍거다. 버핏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존재라는 점에서 인기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 비유된다. 환희가 도드러져 보이는 만큼 브라이언이 덜 알려지는 것과 같은 구도라는 것.
여기서 핵심 개념으로 등장하는 것이 데빌스 어드보킷이다. 회의에서 윗사람이 뭐라고 하면 모두가 동의하는 회의는 좋은 회의가 아니다. 대통령 말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정책 결정도 마찬가지다. 반기를 드는 사람, “이 부분은 왜 고려하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좋은 결정이 나온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확증편향에 빠진다. 자기 주장에 부합하는 논거만 찾고, 그렇지 않은 논거는 외면한다. 투자 성향도,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대 진영의 토론자, 데빌스 어드보킷이다. 버핏이 위대한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생각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는 찰리 멍거를 곁에 두고 존중했다는 데 있다. 버핏은 멍거를 “노맨(No맨)“이라 부른다. No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AI 속도조절론 논쟁이 예시로 나온다.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 처절하게 맞부딪혀야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반도체가 계속 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망할 것"이라는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
버핏의 잃지 않는 투자 원칙
책 115페이지에서 소개되는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원금을 잃지 않는다.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원금 보존이 모든 투자의 출발점이라는 교훈이다.
멍거의 4단계 투자 프로세스
1단계: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라
82~83페이지. 잘 모르는 분야는 투자 대상이 아니다.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지속 가능한, 이해하기 쉬운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찾는다. 멍거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는 모든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거의 모든 투자를 너무 어려운 바구니에 넣어 두고 쉬운 투자 몇 건부터 살펴본다.” 2m 높이의 장애물은 피하고 30cm 높이의 장애물만 골라서 넘는다는 것이다. 넘지 못할 장애물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투자 대상은 많으니까.
양자컴퓨터나 반도체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했을 때 그 시장이 내 것이 되지, 이해 없이 어떻게 내 것이 되겠는가라는 설명이 덧붙는다. 그리고 멍거와 버핏이 서로를 꾸준히 극찬하는 대목이 “열심히 공부한다"는 점이라는 것이 강조된다. 멍거는 99세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단계: 정성·정량 분석과 경영진 평가
84페이지. 1단계에서 잠재 리스트를 정했다면 정성적·정량적 평가를 하고 경영진을 평가한다. 특히 내재가치를 본다. 평가 대상은 기업 경영진이다. 멍거는 경영진의 능력, 신뢰성, 주인의식을 평가했다. 특히 경영진이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주주를 대신해서 현금을 현명하게 배분하는지, 성장을 위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를 살폈다.
3단계: 해자를 확인하라
85페이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경쟁우위를 가졌을 뿐 아니라 그 지속가능성까지 평가했다. 기업의 경쟁우위를 해자로 정의했다. 해자는 성의 주위를 둘러싸도록 파놓은 도랑, 경쟁사의 침입을 막는 장벽을 가리키는 말이다. 옛날 성 주변의 물이 바로 해자다.
실전 예시로 삼성전자가 나온다. D램 분야와 HBM 영역에서 마이크론이나 CXMT 같은 후발주자에게 절대 기술적 우위를 허용하지 않고, 넘어서지 못하도록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드는 것이 기술적 해자다. 버핏이 집착한 것은 극도로 해자에 집착한 것이었다. 60년간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극소수 기업만이 여러 세대에 걸쳐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때로는 고통스럽게 배웠기 때문이다. 기업은 항상 경쟁적 파괴에 직면하므로, 최고의 해자를 갖고 있는가가 판단의 기점이 된다.
4단계: 내재가치를 평가하라
87페이지. 훌륭한 기업을 찾았다고 해서 멍거가 가격을 불문하고 투자한 것은 아니다. 내재가치를 계산하고 시장가격과 비교했다. 얻는 것과 지불하는 것을 비교하는 것이 기업을 평가하는 근본 목적이다. 핵심 문장이 있다.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과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 가격에 사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답은 전자다.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라.
그래서 유동성 장세에는
정리하면, 유동성 장세 국면에는 4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을 골라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1편의 결론이다. 버핏이 말하는 “다섯 개 기업에만 집중하라"는 원칙이 왜 그런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책 153페이지를 바탕으로 2편에서 이어진다.
보는 포인트
- 통화 긴축과 재정 확장이 따로 움직이는 2026년식 유동성 해석 프레임
- 데빌스 어드보킷과 확증편향: 투자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프로세스의 문제
- 30cm 장애물 원칙: “잘 아는 분야"를 실전에서 가려내는 기준
- 해자의 실전 예시로서 삼성전자 D램·HBM 기술 우위
-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라는 버핏식 문장의 정확한 뉘앙스
원본 정보
- 채널: 경제 읽어주는 남자(김광석TV)
- 게시일: 2026-09-28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hyPi9QEnXQ
- 길이: 약 19분 · 조회수 약 9천 회 (2026-09 기준)
- 시리즈: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북리뷰 3부작 중 1편 (2편 9월 30일, 3편 10월 1일 업로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