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보유자의 최종 관문은 언제나 매도였다. 싸게 사서 기다리고,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달러나 원화로 바꿔 쓰는 것. 지난 15년간 그것이 비트코인의 유일한 출구라는 공식이었는데, 지금 이 공식이 조용히 깨지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이 서로 다른 회사면서 사실상 똑같은 구조를 연달아 출시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팔지 않고, 그 위에서 돈을 빌려 쓰는 길이 열린 것이다. 구조가 커지면 보유자의 질문 자체가 언제 팔아야 하지에서 왜 팔아야 하지로 바뀔 수 있다.
비트코인, 이제 팔 필요가 없어집니다.
핵심 요약
- 코인베이스의 고정금리 비트코인 담보 대출: 비트코인을 담보로 맡기면 코인베이스 랩드 비트코인(CBTC)으로 전환되고, Base 위의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에서 USDC를 빌릴 수 있다. 비트코인 담보 기준 최대 500만 USDC까지.
- 서클도 같은 구조를 출시: 2026년 9월 21일, 적격 기관 고객 대상으로 비트코인을 넣으면 BTC를 1:1로 뒷받침하는 랩드 토큰을 만들고 USDC를 빌리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 두 회사의 방향은 동일: 비트코인은 보유하고, 달러는 빌린다. 매도 없이 유동성을 꺼내 쓰는 구조다.
- 부동산과 같은 금융 레이어: 100억짜리 건물주가 10억이 필요하다고 건물 10%를 팔지 않듯, 우량 자산은 보유한 채 담보로 신용을 만든다. 비트코인에도 같은 레이어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 자산의 성격이 바뀐다: 가격이 얼마가 되느냐가 아니라, 팔지 않고도 그 위에서 대출과 유동성과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는 순간 비트코인은 가격이 오르는 자산에서 금융이 만들어지는 자산으로 이동한다.
상세 정리
매도가 출구라는 15년 공식
지금까지 비트코인 투자의 스크립트는 단순했다. 싸게 산다. 기다린다. 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언젠가 팔아서 달러나 원화로 바꿔 쓴다. 이 매도가 비트코인의 출구라는 인식이 지난 15년간의 기본값이었다.
그런데 이 공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두 거대 기업이 사실상 동일한 구조를 만들고 나섰다. 비트코인은 팔지 않고, 필요한 돈만 그 위에서 꺼내 쓰는 구조다.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담보 USDC 대출
코인베이스에는 이미 크립토 백드 론즈(Crypto-backed Loans)라는 서비스가 있었고, 최근에는 고정금리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출시했다.
구조는 단순하다.
- 내가 코인베이스에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제공한다.
- 그 비트코인이 코인베이스 랩드 비트코인(CBTC)으로 전환된다.
- Base 위의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이 그 담보를 받아 대출을 실행한다.
-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USDC를 빌려 쓴다. 담보 기준 최대 500만 USDC까지 가능하다.
예전의 공식이 비트코인 매도 = 달러였다면, 이제 비트코인 담보 = USDC라는 새로운 길이 생긴 것이다.
서클: 기관을 위한 같은 구조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6년 9월 21일,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도 새로운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에는 적격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구조가 놀랍도록 비슷하다. 비트코인을 넣으면 BTC를 1:1로 뒷받침하는 랩드 토큰을 만들고, 그 위에서 USDC를 빌린다.
두 구조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 CBTC → USDC 대출
- 서클: 비트코인 → BTC 1:1 담보 랩드 토큰 → USDC 대출
회사도 다르고 서비스도 다르지만, 방향은 똑같다. 비트코인은 보유한다. 달러는 빌린다.
이것은 단순한 대출 상품이 아니다
이 변화를 비트코인 담보 대출이 나왔다 정도로 이해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친다.
100억짜리 건물을 가진 사람이 10억이 필요하다고 해서 건물의 10%를 뜯어내 팔지는 않는다. 건물은 그대로 보유하고, 건물의 가치를 담보로 유동성을 꺼낸다. 우량한 자산일수록 반드시 팔아야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자산은 계속 보유한 채 그 위에서 신용이 만들어진다.
부동산, 금, 국채가 그렇게 다뤄져 왔다. 그리고 지금 비트코인에도 똑같은 금융 레이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클은 최근 비트코인을 블루칩 컬래터럴, 즉 우량 담보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표현이 핵심이다. 여기까지 가면 비트코인의 경쟁 상대 자체가 달라진다. 더 이상 주식도 알트코인도 아니다. 부동산, 금, 국채, 그리고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 담보로 인정받는 우량 자산들이다.
가격이 아니라 성격의 전환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성공은 명목 가격으로만 측정됐다. 10만 달러, 50만 달러, 100만 달러. 그런데 비트코인이 진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은 가격이 얼마가 되는 순간이 아닐 것이다.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도 그 위에서 대출이 만들어지고, 유동성이 만들어지고,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는 순간. 그때 비트코인은 가격이 오르는 자산에서 금융이 만들어지는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것이 진짜 변화고, 이런 변화는 물밀듯이 쌓이다 어느 순간 폭발할 수 있다.
질문 자체가 바뀐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이 보여주는 방향을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비트코인은 보유한다. 달러는 빌린다.
이 구조가 점점 커진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까지 비트코인 보유자의 질문은 얼마에 사야 하지, 얼마까지 오를까, 그리고 마지막에는 언제 팔아야 하지였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집이나 금처럼 보유한 상태에서 유동성을 만들어내는 담보가 된다면 마지막 질문은 완전히 달라진다. 언제 팔아야 하지가 아니라 왜 팔아야 하지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비트코인의 다음 단계는 가격이 더 많이 오르는 것이 아닐 수 있다. 팔지 않아도 되는 자산이 되는 것, 실제 가치로 인정되는 것, 그리고 그 위에서 금융이 만들어지는 것.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서의 비트코인. 이 변화가 향후 비트코인 시장의 큰 파도가 될 수 있다.
보는 포인트
- 구조의 반복이 곧 방향이다: 회사 하나의 상품 출시는 노이즈일 수 있지만, 코인베이스와 서클이 같은 구조를 따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의 이동 방향을 보여준다.
- 부동산·금·국채에 적용되던 담보 금융의 논리가 비트코인에 그대로 이식되고 있다는 점. 대출 상품 목록보다 이 프레임 전환에 주목할 것.
- 질문의 전환: 보유자의 마지막 질문이 언제 팔지에서 왜 팔지로 바뀌는지. 자산의 위상이 바뀌면 투자 행동도 함께 바뀐다.
- 가격 상승이 아니라 담보로서의 수요가 다음 국면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점.
원본 정보
- 채널: 유노나락잇
- 게시일: 2026-09-27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wDehPTwjwA
- 길이: 6분 1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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