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은 평탄화 과정이 아니라 이중 구조다. 강남과 서초 같은 고가지역은 거래 부진과 함께 호가가 내려오고 있지만, 실제로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는 7억~15억 원대 아파트는 지금 반대로 오르고 있다. 정부 발표 역시 규제 유지를 재확인하고 임대 공급으로 시간을 벌겠다는 방향이 확정됐다. 당장 전세 만기를 맞는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구제책이 없다는 것이 핵심 진단이고, 이 구조가 2027년까지 이어지면 2020년보다 강한 전월세 대란이 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 집값은 평탄화 과정" 이제 부동산 시장에 벌어질 일들
핵심 요약
- 이중 구조: 강남·서초가 내려가는 동안 중구·도봉 같은 상대적 저가 자치구가 급등하고 있어, 종부세 과세지역을 제외한 서울 전체 평균은 계속 오른다. 84㎡ 기준 상승 구간은 사실상 확정 수준이다.
- 트리플 상승: 매매가, 전세가, 월세가가 동반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버틸 방법이 사라진다. 1주택자는 내 집이 오르는 데서 위안을 얻지만, 전월세에 사는 무주택자는 세 방향 모두에서 비용이 커진다.
- 공급 부족은 10년짜리 누적: 논밭에 지은 3기 신도시 첫 입주까지 8년이 걸렸다. 서울에서의 재건축·재개발 공급은 박원순 시장의 뉴타운 해제,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강화, 오세훈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윤석열 정부의 실기를 거치며 상승장이 올 때마다 놓쳤다.
- 정부 전략은 임대 버티기: 상단은 보유세, 중간은 대출 규제로 누르고, 7억~10억 원대는 월세·임대 지원으로 시간을 벌어 3기 신도시 입주까지 버티는 구조다. 119만 가구 규모의 주거안정플랜도 임대가 중심이다.
- 2027년 리스크: 내년은 수도권 공급이 역대급으로 부족해지는 시기로 진입하고, 세제 개편 후폭풍까지 더해지면 2020년보다 강한 전월세 대란이 경고된다.
상세 정리
“평탄화” 발언이 만든 반감
9월 18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집값이 “평탄화 과정 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취지는 강남 아파트 가격이 내려오고 있으니 시장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평균 통계상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은 사실이고, 개별 단지·개별 물건으로 들어가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빠지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수혜자가 없다는 점이다. 강남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애초에 많지 않다. 실제 대다수 수요자가 노리는 7억10억15억 원대 관심 물건 가격은 지금 오르고 있다. 고가지역의 하락을 집값 안정화라 말해도, 내 동네가 오르고 전월세가 없어지는 상황에 놓인 무주택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발언 직후 시장 반응은 싸늘했고, 발언의 글자를 따 평촌·동탄 같은 지역을 힌트로 노리는 게 아니냐는 농담까지 돌 정도로 부동산 시장의 심리는 좋지 않다.
그럼에도 이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정책 방향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발언과 이후 발표를 종합하면, 정부는 규제를 계속 유지하고 임대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읽힌다.
서울 집값의 실제 구도: 고가지역만 빠지고 있다
지금 서울에서 내리는 곳은 강남과 서초다. 반면 중구·도봉처럼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치구는 오르고 있다. 종부세 과세지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체로 상승 중이라 결과적으로 서울 전체 평가지수는 계속 오르는 구조다. 84㎡ 기준에서 86㎡ 준용 수준으로 상승 구간을 갱신한다는 통계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구도에서 손해를 보는 층위는 명확히 나뉜다. 내 집이 하나 있는 1주택자는 이사를 가서 전월세에 살더라도 내 집이 오르는 만큼은 회수가 된다. 문제는 무주택자다. 매매가 잠잠할 때는 전세로 버티고, 전세가 안정적일 때는 매매를 준비하는 식의 선택지가 있는데, 지금은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 구간이라 어느 쪽으로도 대응이 안 된다. 여기에 전월세 물건 부족으로 집주인의 실거주 요구가 겹치면서 무주택 세입자의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이 기자회견에서 또 하나 노출된 갈등은 정치적 책임 공방이다. 대통령 측은 서울시장 탓으로, 서울시장 측은 전임자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지금의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은 한두 명의 잘못이 아니라 여러 정부와 시장이 거듭 놓친 결과의 누적이다.
공급 부족의 책임 소재: 상승장이 올 때마다 놓친 10년
공급 실패의 기준은 간단하다. 공급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3기 신도시는 2018년에 처음 발표됐고, 논밭에 지은 첫 단지의 입주가 2026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인천 계양이 첫 입주지다. 논밭에서 입주까지 8년이 걸렸다는 것은, 기존 시가지가 있는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로 공급하려면 최소 10년 단위가 걸린다는 뜻이다. 이 시간표에서 누가 어느 구간을 비웠는지를 따지면 책임 소재가 드러난다.
박원순 시장: 뉴타운 해제와 공급 공백의 시작
서울 재건축·재개발 지정은 이명박·오세훈 시절 낡은 도시를 정비한다는 명분으로 대규모로 이뤄졌다. 그러나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물건이 많았고, 주민 갈등과 원주민의 임시 거처 문제까지 겹치면서 논란이 커졌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서울시장을 하면서 이 뉴타운 지정을 대규모로 해제했다.
당시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집을 보유하면 바보라는 말이 도는 긴 하락기였고,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이 다시 지어도 미분양이 불 보듯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승장이 오기 전에 공급을 끝내놓았어야 했다는 점에서 이 구간이 이후 공급 부족의 출발점이 됐다. 재건축 과정에서 기존 동을 남기라는 황당한 지시로 공사를 꼬게 만들었다가 결국 전부 철거한 사건도 이 시기의 대표적 행정 소모 사례다.
문재인 정부: 규제 강화와 코로나 유동성의 충돌
하락기가 끝나고 상승장이 열리기 직전, 공급을 늘렸어야 할 시점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오며 다주택 규제와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대폭 강화됐고 각종 세금이 늘어났다. 임기 하반기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유동성이 폭발하자 집값은 폭등했다. 그 이전까지 거의 10년 가까운 침체장 위에 쌓인 폭등이었다.
금리 폭등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저주
2022년 금리가 폭등하며 다시 하락기가 시작됐다. 40년 만의 금리 급등과 집값 고점이 겹치면서 급락이 이어졌다. 이 시기 오세훈 시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는데, 당선 직전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고 재건축을 빨리 하겠다고 했다가 당선 직후 바로 허가구역 연장으로 돌아섰다. 하락기에 이 장치를 풀며 공급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결국 지금은 허가구역이 저녁으로 걸리는 결과를 낳았다.
하락장에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 사업성은 집값이 오를 때만 발생하므로, 하락기에 공급을 시작하지 못한 것 자체는 구조의 문제다. 그러나 이어진 윤석열 정부는 국회가 법 개정을 진행하지 않은 탓도 있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의 실기도 컸으며, 탄핵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정부가 됐다.
이재명 정부의 선택: 규제 유지와 임대 버티기
이재명 정부의 출발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의 원인이 이번 정부 탓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했고, 반도체 호황과 코스피 강세까지 맞물려 “지난 정권 탓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명분도 충분히 성립했다. 실제 이재명 후보 시절 공약은 부동산 세금 인하, 공급 신속 확대, 대출 규제 완화, DSR 완화를 통해 내집마련을 넓히겠다는 내용이었다. 공약대로 갔다면 지금 같은 곤경에 처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의 기자회견은 반대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규제는 계속되며, 임대 공급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재천명됐다. 7월 15일쯤부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발언이 나왔던 것과 맞물리면, 정부 전략의 그림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상단은 보유세 같은 보유 규제로 누르고, 중간 구간은 대출 규제를 타이트하게 유지하며, 7억~10억 원대 하단은 규제할 방법이 없으니 월세 지원과 임대 지원으로 시간을 벌고, 임대를 최대한 공급하며 3기 신도시 입주까지 버티는 것이다.
주거안정플랜: 119만 가구의 설계
그 방침의 구체적 산물이 국토교통부가 9월 21일 발표한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플랜"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119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며, 축은 임대다.
- 건설임대 35만 가구: 지어서 임대하는 방식. 노후 공공임대를 재건축해 용적률을 높이고, 주민센터 같은 노후 청사와 조달청·국세청 등 국가 소유 부지를 외곽으로 옮기며 공공도심 복합 사업으로 임대 물량을 늘린다.
- 매입임대 30만 가구: 새로 짓지 않고 기존 물건을 사서 임대한다. 사업자의 자금난을 감안해 자금 대출과 지원을 곁들인다. 노후 빌라 같은 물건을 매입해 공급하기도 한다.
- 전세임대 확대: 39세 이하 청년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다만 실거주 요구로 집주인이 내온 물건이 줄어 전세 물건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 지원 대상을 찾는 게 어려워졌다.
- 보편형 공공임대: 임대주택의 인식 개선을 위한 품질 개선 노선이다. 전용 84㎡를 공급하면서 소득 요건을 넓혀 누구나 빌려 살 수 있는, 국가가 전월세 공급자가 되는 개념으로 발표됐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하겠다는 방침이 곁들여졌다.
문제는 재원이다. LH의 적자가 이미 심각하고 부채가 200조 원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추가 부채를 감수하고라도 임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세 이하 임대료와 보편적 대상 확대까지 겹치면 재정 부담은 더 커진다. 반도체 초과세수가 이 지출로 투입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 반응과 남겨진 무주택자의 문제
시장의 반응은 나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12월에 전세 만기를 맞는 사람에게 2028년~2029년에 공급되는 물량은 답이 아니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별도의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묵비권의 실질적 의미는 “지금 필요한 사람은 외곽으로 가라"는 처방으로 읽힌다. 오피스텔이나 빌라로 외곽을 권해도 아이와 함께 가기 어렵고, 간다고 해서 물량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결국 다시 임대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걱정을 키우는 변수는 세제 개편의 후폭풍이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세제 개편안이 어떤 형태로 통과할지 알 수 없어 시장은 대기 상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조건으로 바꾸고, 실거주하지 않으면 양도세를 무겁게 하며, 비거주 주택에 종부세를 올리는 식으로 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집주인들은 어떻게든 실거주에 들어갈 것이다. 올해 안 들어가면 내년에, 내년에 안 되면 후년에 들어가는 식으로 수요가 해를 거듭 중첩될 확률이 높다.
2027년: 보리고개의 시작
내년인 2027년은 수도권 공급이 역대급으로 부족해지는 구간으로 진입한다. 분양과 청약은 어렵고, 2028년~2029년은 더욱 공급이 없다. 이 공급 부족의 보리고개는 최소 4년은 갈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의 전월세 시장은 2020년보다 강한 대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급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남는 선택지는 사실상 임대뿐이고, 정부가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각자 도생의 시대라는 말 외에 할 수 있는 처방이 없다. 추석 이후에도 규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보는 포인트
- 세제 개편안의 국회 통과 형태: 장기거주 조건부 공제와 비거주 물건 과세가 원안대로 가면 집주인의 실거주 수요가 해마다 중첩된다. 개편안이 얼마나 완화되어 통과되는지가 전월세 시장 압박의 최대 변수다.
- 공급 시차: 3기 신도시 발표(2018)부터 첫 입주(2026)까지 8년. 이 시차가 곧 정책 효과의 시차다. 지금 발표되는 임대 물량도 대부분 2028년 이후 공급이므로, 2027년 전월세 시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정부 전략의 지속 여부: 보유세 상단 압박 + 대출 규제 유지 + 임대 확대라는 3단 구조가 “돌아올 수 없는 강” 선언과 함께 유지되는지, 추석 이후 발표에서 완화 신호가 나오는지 확인할 것.
- 지역별 격차: 고가지역 하락과 저가·중가지역 상승의 이중 구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계 헤드라인(서울 전체 상승 또는 강남 하락)이 아니라 실제 관심 물건의 구간에서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
원본 정보
- 채널: 부읽남TV_내집마련부터건물주까지
- 게시일: 2026-09-23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JtBwdlreIJ8
- 길이: 16분 59초
- 조회수: 379,173 수집 시점 기준
※ 자막 음차·수치 오차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