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라디오 최상욱의 경제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뉴욕 증시는 흔들리지 않는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오랜 공식이 힘을 잃은 이유가 이번 전망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돈의 역류. 물은 산에서 바다로 흐르는 본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역류 현상이 지금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에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
2027년 AI발 돈의 역류 with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
핵심 요약
- 미 국채 금리의 다섯 가지 상승 요인: 중동전쟁의 기대인플레 자극, 주요국 금리 인상, 재정 확장에 따른 국채 발행 급증,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알파벳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그리고 채권시장의 손바뀜(연준 → 개인).
- 뉴노멀의 구조: 다섯 요인 중 세 가지(재정 투입, 회사채 발행, 손바뀜)는 추세적·구조적 요인이다. 지정학과 금리 기조는 업앤다운을 만들지만, 저금리 시대와의 작별이라는 큰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 역류 현상: 금리가 오르면 통상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무너져야 하는데, AI 밸류체인 안의 주도주를 중심으로 오히려 더 강하게 돈이 몰린다. 실물경제에서도 세계는 저성장(2.9%)인데 AI 밸류체인 국가들은 OECD 전망 3.7%의 호황이다.
- 극단적 양극화: 반도체 밸류체인 취업자 100만 명과 나머지 2,800만 명의 체감 격차, 같은 대기업 내 성과금 7억 vs 700만 원(100배 차이). 사람과 AI의 싸움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대체되는 사람의 싸움이다.
- 대응: 정부는 초크포인트 테크에 집중 투자(중국은 AI 인력 연 90만 명 양산), 기업은 피지컬 AI 밸류체인을 뜯어라(e-스킨 사례), 개인은 AI와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라. 전 산업 도입률이 10%도 안 됐다.
상세 정리
미 국채 금리의 다섯 가지 상승 요인
미국 10년물과 30년물이 모두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이유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지정학적 불안. 중동전쟁이 국제유가를 급등시키고 세계적 물가 불안을 야기하며 기대인플레를 자극한다. 이것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다. 둘째, 기준금리 인상의 연쇄. 한국은행 두 차례, 미국 한 차례, 일본 두 차례, 유로존 두 차례, 호주·뉴질랜드·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고, 향후 추가 인상이 시장의 선제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셋째, 재정 투입의 확대. 중동전쟁의 여파로 세계 각국이 없는 돈을 마련해 재정을 투입하며 국채 발행량이 쏟아진다. 넷째, 회사채 발행의 급증. 미국을 중심으로 2분기까지 현금흐름이 부족했던 빅테크들이 캐펙스 투자 자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국가 단위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국채와 회사채 발행이 동시에 늘며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를 끌어올린다.
다섯째, 채권시장의 손바뀜.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요인이다. 미국 국채를 역내와 역외로 나눠보면, 역내 매입세에서는 연준이 매입 장치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연준이 매도하고 비연준이 매입하고 있다. 손바뀜이 일어난다는 것은 더 높은 국채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는 의미다. 역외 매입세는 공공과 민간으로 나뉘는데 공공 부분의 매입세가 약화됐고 민간 부분이 전체의 80%까지 장악했다. 민간은 공공보다 국채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BIS 연구 결과 인용). 민간 중심, 비연준 중심의 시장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구조적 요인과 업앤다운의 구분
다섯 요인 중 지정학적 불안과 금리 인상 기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전쟁이 종전 선언을 하면 유가가 급락하고 물가 불안이 가라앉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다. 이 요인들은 업앤다운을 만들어 국채 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게 한다.
반면 세 가지는 추세적·구조적 요인이다. 재정 투입의 확대(올해도 내년도 그럴 것), 회사채 발행의 확대(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그리고 손바뀜. 이 세 가지가 국채 금리의 레벨 자체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것.
환율 전망의 예시가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환율 1,550원 기록 시 1,300원을 향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었지만, 그럼에도 1,300원은 고환율 뉴노멀이다. 역사적 평균 환율이 1,100원이었는데 떨어져도 1,300원이고, 사람들은 1,300원을 보며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국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레벨은 올라가지만 정점을 찍고 떨어질 수 있으며, 떨어진다 해도 여전히 높은 금리 시대에 안착하게 된다.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결론이다.
한국의 중립금리도 2%에서 2.52.75%로, 미국의 중립금리는 3%에서 3.253.5%로 상향 조정 중이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제로금리와의 작별, 저금리와의 작별, 중금리 시대로의 전환이 국채금리를 기본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
구축 효과와 자본시장의 양극화
미국 국채가 벤치마크인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가 다 무너져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나라가 미국이라는 전제 아래 돈을 빌려줄 곳으로 미국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세계 각국이 국채 금리를 올려 잡지 않을 수 없고, 이것이 구축 효과로 이어진다. 민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이 부담스러워지고, 마진율 5%인 기업은 5~7%의 발행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발행을 포기하며 신규 투자가 위축된다. 실물 경제의 성장이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역설이 나타난다. 원금이 보장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5%인데 주식 투자로 5%를 노력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지니 주가도 끌어내려진다. 다만 주도주만 살아남는 국면이다. 마이크론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 전망이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1800%인 상황에서, 국채 금리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만 돈이 쏠린다. 거대한 호재가 없는 한 주도주를 제외하고는 돈이 들어갈 수 없는 것. 국채 금리가 만드는 자본시장의 양극화라는 것이다.
금리가 안정화되면 오히려 반대가 된다는 추론도 있다. 금리가 떨어진다 해도 확 내려가지 않는다. 10년물이 4.5%를 찍으면 시장이 환호할 것이고, 여전히 4.5%는 높은 금리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의 주도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보며 돈을 대거 쏠리게 될 것이고, 쾌재를 부리며 주도주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있는 흐름에는 주도주가 급락하고 급등하는 장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올해 3월 전쟁 발발로 유가와 금리가 튀었을 때 일시적 조정이 있었고, 4월 진정세부터 주도주가 달렸던 패턴이 그 근거다.
실물경제의 역류: 세계는 저성장, AI 국가는 호황
돈의 역류가 실물경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 방송의 가장 놀라운 관찰이다.
AI 밸류체인에 함께하는 나라가 몇 개인가. 전 세계 200개 나라 중 10개가 안 된다.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반도체 소재의 네덜란드, 대만 정도가 큰 틀이다. 그런데 올해 전 세계 경제는 평년보다 어렵다. 2020년 팬데믹 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가장 낮은 해가 올해다. 3.1~3.2%를 오가다 올해는 2.9% 정도로 보인다(OECD, IMF, 월드뱅크 공통 견해).
한국은 원유 소비도가 높은 다소비 국가이고,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1등이며, 유독 중동에 의존한다는 세 가지 이유로 중동전쟁발 공급망 쇼크의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됐었다. 국제기구들은 한국 성장률 1%도 어려울 것이라 했다. 그런데 어제 OECD 경제전망 보고서가 한국 성장률을 3.7%로 제시했다(한국은행은 3.6% 제시). AI의 역류다. 세계 경제는 AI 밸류체인에 함께하지 않는 나라가 절대 다수라 기본적으로 저성장 고착화되고 올해는 유독 어려웠는데, AI 밸류체인에 함께하는 나라들은 경제적 충격을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의 호황을 경험하고 있다.
근거가 수출이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40%를 상회한다. 2011년이 가장 낮았을 때 9%였다. 지금 40%를 상회한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고, AI 밸류체인에 함께하는 나라�게 AI의 엄청난 기회를 보고 있다는 것의 증거다.
미시적 양극화: 100만 명과 2,800만 명
역류의 격차는 국가 안에서도 나타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 수가 20만 명이 안 되고, 반도체 밸류체인에 함께하는 전체 취업자(공급업자 포함)를 100만 명이라 가정해도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는 2,900만 명이다. 100만 명은 AI 호황을 체감하고 성과급 형태로 누리지만 나머지 2,800만 명은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삼성전자 안에서조차 반도체 밸류체인에 함께하는 섹터냐 아니냐가 극명하게 갈린다(대회비 성격을 감안해 세부는 언급하지 않는다). 같은 대기업 내 평균 연봉 차이가 10여 배를 넘는다. 반도체 섹터와 비반도체 섹터의 성과금 차이가 7억 vs 700만 원, 100배 차이다. 700만 원도 안 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을 제외하면 우리 경제가 회복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극단적 양극화가 결론이다. 집을 보유한 자와 보유하지 않은 자, 주식을 보유한 자와 보유하지 않은 자, 주도주에 올라탄 자와 비주도주에 올라탄 자. AI를 만들어내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AI를 만드는 기업과 활용하는 기업과 무관한 기업, 그리고 AI를 활용하는 개인과 그렇지 않은 개인. 극단적인 양극화의 결로 가고 있다는 것.
사람과 AI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싸움
AI 디스토피아 전망에 대한 관점도 제시된다. “AI가 인류를 공멸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로는 가지 않는다는 것. 여러 공학자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로 갈 거라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명확하다. 사람과 AI(로봇)의 전쟁이 아니라 AI나 로봇을 활용하는 사람과 활용하지 않는 사람 간의 싸움, 즉 사람과 사람의 싸움이다.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AI에 의해 대체되는 사람 간의 싸움.
역사의 비유가 이것을 요약한다. 방직기와 싸웠던 것은 방직기를 활용하는 사람과 방직기에 의해 대체되는 사람과의 싸움이지 사람이 방직기와 싸운 것이 아니다. 방직기를 때려부수는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과 같다. AI라는 새로운 생산요소가 극단적인 갈림길을 또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마침표의 역설도 인상적이다. “내년은 좀 나아지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역설적이다. 내년이 나아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려워지더라도 누군가는 어려울 것이고 누군가는 나아짐을 경험할 것이므로, 내가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
국가, 기업, 개인별 대응
정부의 과제는 명확하다. 올해 AI 밸류체인에서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섹터와 기술 영역이 있지만 내년의 정답은 달라진다. 내년에 요구되는 초크포인트가 될 만한 테크 영역을 찾아 집중적인 투자와 규제 완화, 인력양성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에서 서울대급 최고 AI 인력이 1년에 90만 명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에는 “AI 밸류체인을 뜯어 보셔라"가 반복 조언이다. 내년에는 없던 밸류체인이 하나 더 생기는데 그것이 피지컬 AI다. 단순히 로봇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뜯어봐야 한다. 피지컬 AI 로봇은 뭘 입을까. 센서를 입는다. 가죽옷에 센서가 내장된 형태, 이것이 e-스킨이다. 피지컬 AI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e-스킨 기업과의 기술 교류, 혹은 인수까지 제안한다. 반도체 공정만 300개인데, 전력이라는 아이콘 하나도 뜯어보면 30개의 밸류체인이 있다. 피지컬 AI 밸류체인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술 교류나 M&A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개인에는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 AI를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AI랑 멀어지는 나를 두려워하십시오.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AI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활용 중인 AI는 시작도 안 된 부분이다. 김대식, 김정호(HBM의 아버지), 윤병동, 최재훈 등 여러 AI 공학자들과의 대화에서도 하나같이 AI는 아직 시작도 안 됐다는 것이다. 현재는 전 산업에 걸쳐 AI 확대 적용 도입률이 10%도 안 된 단계다. 본격적인 확대 적용이 시작되므로, AI가 어떤 생태계를 만들고 경제 구조와 서비스와 프로덕트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그림을 그리고, AI를 어떤 부분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
보는 포인트
- 손바뀜의 진단: 채권 매수 주체가 공공·연준에서 민간·비연준으로 바뀌면 금리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뀐다는 분석
- 뉴노멀의 두 층위: 업앤다운 요인(지정학, 금리 기조)과 추세적 요인(재정, 회사채, 손바뀜)을 구분해 금리 레벨 상승을 설명하는 방법
- 역류의 정의: 금리 상승에도 주가가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AI 주도주로 돈이 강하게 몰리는 현상. 실물경제의 국가·기업·개인 간 격차로 확장
- 100만 명 vs 2,800만 명: AI 호황의 체감 구조를 취업자 수로 계량화한 통찰
- 사람과 사람의 싸움: AI 공멸론 대신 활용자와 대체자의 갈림길을 보는 관점. 방직기의 역사적 유비
원본 정보
- 채널: KBS 1라디오 (채상욱의 경제쇼)
- 게시일: 2026-09-28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ZOkDEU182JE
- 길이: 약 36분 · 조회수 약 9,600 회 (2026-09 기준)
- 유의: 수치는 영상 자막 기반이라 일부 오차 가능. 시장 전망은 출연자 관점이며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