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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급락 날에도 블록체인 위 달러는 늘었다: 이란 협상 붕괴와 채권 토큰화 속도전

코인 급락의 배후는 코인 내부 문제가 아니라 이란 협상 기대의 소멸이다. 시세와 무관하게 스테이블코인 총액은 423조원을 넘었고, 국채·벤처펀드·주식 토큰이 담보로 쓰이며 채권 토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9월 말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이란 협상 기대의 소멸이 겹치면서 코인 시장이 명절 연휴 직후 대폭 하락했고, 업비트 상장 코인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5% 이상 빠졌다. 그러나 시세 급락과 별개로 블록체인 위의 스테이블코인 총액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고, 국채 토큰·벤처 펀드 토큰·주식 토큰이 잇달아 담보 대출의 대상이 되면서 블록체인 금융의 토큰화는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에 코인 급락, 그런데 채권 토큰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

핵심 요약

  1. 하락의 원인은 외부 요인: 코인 시장 자체의 문제나 SEC 이슈가 아니라, 이란 협상 기대가 무너지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 시장이 열리자마자 반영된 결과다.
  2. 금리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주 내내 5% 안팎이었고 그 사이 비트코인은 큰 폭 상승한 날도 있었다. 급락을 결정한 변수는 금리가 아니라 전쟁 종식 기대의 소멸이다.
  3. 스테이블코인은 역성장: 코인이 팔리고 떠나는 돈이 많다면 줄어야 할 스테이블코인 총액은 약 3,100억 달러(약 423조원)로 한 달 전보다 늘었고, 급락 이틀 사이에만 약 37억 달러(약 5조원)가 유입됐다.
  4. 국채 토큰이 커지는 이유: 미국 법(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 지급을 금지하면서, 국채 이자를 보유자에게 돌려주는 국채 토큰이 그 틈을 채운다. 블록체인 위 미 국채 토큰은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까지 커졌다.
  5. 토큰화의 최종 목적지는 담보: 서클(Circle)의 Arc 체인, ARK 인베스트의 벤처 펀드 토큰, Aave의 주식 토큰 담보 대출이 한 주 사이에 잇달아 나왔고, 세 곳 모두 USDC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세 정리

급락의 시나리오: 이란 협상 기대의 붕괴

급락한 당일 아침 업비트에서는 코인 열 개 중 아홉 개가 하락했고, 절반 이상이 하루에 5% 넘게 빠졌다. 하락은 아침 9시 무렵 한국 시장이 열리면서 시작됐고, 코스피도 함께 밀렸다. 주식과 달리 코인은 레버리지(마진)가 붙어 있어 청산이 연쇄되면 가격이 더 깊게 빠진다. 원달러 환율도 오르는 등 위험선호가 한꺼번에 꺾였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가 높았던 것은 그날 처음 생긴 일이 아니다. 지난주 내내 금리는 5% 안팎이었고, 그 사이 비트코인은 하루에 7% 넘게 오른 날도 있었다. 급락을 설명하려면 지난주의 타임라인을 따라가야 한다.

  • 9월 중순, 연준의 인상 지속: 연준은 이미 금리를 인상했고 성명에도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시장은 이를 이미 반영한 상태였다.
  • 9월 21일, 협상 기대의 출현: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주 UN 총회에서 이란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하며 전쟁 종식 협상 기대가 생겼다. 유가가 빠르게 하락했고 미국 금리는 5% 아래로 내려왔다. 비트코인은 하루에 7% 이상 급등했고, 레버리지 청산이 반대로 작동하며 펑펑 올랐다. ETF로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 9월 23일, 물가 신호와 금리 반등: 미국 기업 설문에서 기름값·운송비 때문에 원가가 크게 올랐고 값을 올려받을 힘도 생겼다는 답이 나오면서 물가가 쉽게 안 잡힌다는 신호가 제기됐다. 국채 금리는 하루 만에 5%를 훌쩍 넘었고 미국 주식은 밀렸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업비트 비트코인은 1% 내외 조정에 그쳤고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닷새 내내 자금이 들어왔다. 유가도 협상 기대 덕분에 미국 원유 가격이 8% 가까이 내려가 있었다.

전쟁 기대가 무너진 금요일과 주말

금요일, 이란이 UN 총회에서 계획을 내놨다. 미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풀고 원유 제재와 항구 봉쇄를 해제하라는 요구였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입장도 함께 나왔다. 올해 2월 전쟁이 시작된 뒤 계속 막혀 있던 이 해협은 기름의 관문이고,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다시 내렸다.

다음날 토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이란은 요구를 낮출 생각이 없다고 맞섰고, 화해 기대와 충돌이 번갈아 나오는 구도가 됐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주말 시장의 구조다. 코인은 주말에도 거래되지만 원유와 채권 시장은 쉰다. 그래서 트럼프의 거부라는 소식이 가격으로 반영되려면 월요일 아시아 시장이 열려야 했고, 아시아 시장 개장과 함께 유가가 3% 이상 급등했고 미국 국채 금리도 다시 올랐다. 시장은 연준이 10월에 금리를 또 인상할 확률을 70% 가까이로 높게 매기고 있었고, 주식과 코인이 함께 밀렸다. 다 빠지는 장에서 국내에서 열린 코인 컨퍼런스와 관련된 토큰만 혼자 올랐다.

정리하면 급락의 원인은 코인이 나빠서도, 규제 기관의 악재 때문도 아니고 전쟁 때문이다.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가 사라졌고, 사라진 기대감이 월요일 아침에 한꺼번에 반영됐다. 국내 증시가 같이 빠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세와 무관하게 늘어난 스테이블코인

코인을 팔고 떠나는 돈이 많다면 블록체인 위의 스테이블코인 총액이 줄어야 한다. 그런데 줄지 않았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USD 코인(USDC)을 포함한 블록체인 위 스테이블코인 총액은 당일 기준 약 3,100억 달러, 약 423조원을 넘었고 한 달 전보다 늘어난 상태다. 눈에 띄는 구간은 급락한 이틀로, 주말부터 당일까지 오히려 37억 달러, 약 5조원이 늘었다. 업비트에서 테더와 USDC는 계속 상승(테더 대비 코인 하락)을 기록했다.

발행사별로 보면 흐름이 다르다. 테더는 한 달 동안 거의 그대로였다. 반면 서클이 발행하는 USDC는 한 달 새 10억 달러, 약 1조 4천억원이 늘었다. 서클은 자체 체인(Arc)을 열고 바이낸스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하고 있고, 에테나(Ethena)의 스테이블코인도 이 스테이블코인을 대출에 쓰거나 담보로 삼아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 덕분에 지갑 선택이 늘어나며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솔라나 위의 달러: 사상 최고 기록

9월 25일, 솔라나 위에 예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12억 달러, 약 1조 6천억원이 넘게 늘어난 것인데, 발행 주체까지 기록에 남는다. 절반 이상은 서클이 USDC를 직접 발행한 몫이고 나머지는 테더가 채웠다.

솔라나는 스테이블코인 보유 규모 기준 이더리움에 이어 세 번째 체인이다. 이더리움보다는 여전히 훨씬 적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고, 솔라나 위 스테이블코인의 절반 가량이 USDC다. 주목할 지표는 고래가 아니라 지갑 수다. 솔라나에서 USDC를 들고 있는 지갑이 한 달 반 새로 100만 개 넘게 늘었고, 이는 소수 대형 지갑의 이동이 아니라 이용자 수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솔라나 체인으로 들어가는 달러는 어디에 쓰이는가. 디파이다. 빌려주고 이자를 받거나, 체인 위에서 교환하거나,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데 쓰인다. 솔라나 분석 매체의 정리에 따르면 이번 증가는 거래량, 그다음 대출, 그다음 결제 순으로 늘어난 흐름으로 해석된다. 시세가 빠지는 날에도 체인에 쌓이는 달러는 늘고 있는 셈이다.

이자 없는 스테이블코인과 국채 토큰

금리가 이렇게 높은데 이자가 한 푼도 안 나오는 스테이블코인을 왜 그렇게 쌓아두는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는 이자가 없다.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그 자금을 미국 국채에 넣고 이자를 받지만, 그 이자는 발행사 몫이다. 게다가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이자를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 틈을 노린 상품이 국채 토큰이다. 미국 단기 국채를 담은 펀드를 코인처럼 토큰화해 블록체인 위에서 사고팔게 만든 것이고, 보유하면 국채 이자가 보유자에게 온다. 수익률은 연 3%대 중반 수준이고 미국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천만 원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들고 있으면 이자가 없지만, 같은 돈을 국채 토큰으로 들고 있으면 연 3%대 중반의 이자가 붙는 구조다.

블록체인 위 미국 국채 토큰의 총액은 약 150억 달러, 약 20조원 가까이 커졌다. 상품은 25개 정도인데 그중 가장 큰 상품을 낸 곳이 서클이다. 보유자 수도 지난 한 주에도 늘었다.

국채 토큰이 커지는 결정적 이유는 담보다. 국채는 전통 금융에서 가장 견고한 담보 자산이고, 이것이 블록체인 위로 올라오면 코인 생태계의 대출 담보로 쓰일 수 있다. 이번에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도 이를 담보로 쓸 수 있게 풀어줬다.

서클의 Arc 체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출시

9월 16일 서클이 자체 블록체인 Arc를 공개했다. 서클 대표는 Arc에 대해 서클 출시 이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출시라고 표현했다. 출시 첫날부터 Aave 같은 대출 서비스가 Arc 위에 자리를 잡았고, 일주일 뒤 집계에서는 Arc 위에서 6억 달러 이상(약 8,200억원)의 USDC가 움직였으며 첫날 하루에만 거래가 700만 건을 넘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지난번 로빈후드 체인으로 코인장이 한 번 올랐던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는 평가도 있었고, 그 거래의 상당수가 유행 타던 밈코인 거래였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달러는 체인에 남아 있었다.

9월 23일 서클 대표는 행사에서 첫 주 성적을 밝혔다. 첫 주에만 USDC 기준 약 50만 달러, 약 6억 8천만원의 거래 수수료가 나왔다. 그러면서 덧붙인 것이 확장 기회의 크기다.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 안에는 테더가 약 300억 달러, 약 41조원 가까이 놓여 있다. 그 자리를 서클이 뺏어 넓힐 기회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 전날 바이낸스는 서클에 투자하고 USDC 제휴를 늘리기로 했다. 테더 입장에서 급하게 느껴지는 국면이다.

ARK 인베스트의 벤처 펀드 토큰: 비상장 지분이 블록체인 위로

9월 24일,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가 벤처 펀드를 토큰으로 내놨다. 여기서 주의할 구분이 두 가지다. ARK 인베스트는 서클의 Arc 체인과 다른 것이고,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ARC 토큰과도 다른 것이다. 서클의 Arc, ARK 인베스트, 업비트의 ARC는 서로 다른 세 개다.

이번에 토큰화된 것은 벤처 펀드 지분이다. 펀드에는 챗GPT를 만든 오픈AI 같은 아직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 지분이 들어 있고, 펀드가 이더리움 위에서 토큰으로 발행된다. 구매 대금은 USDC로 낸다. 여기서 정확히 짚어야 할 점은 오픈AI 주식 자체가 토큰이 된 것이 아니라 펀드 지분이 토큰이 됐다는 것이다. 과거 로빈후드 체인 사태 때는 오픈AI가 상장하기도 전에 자사 지분을 쪼갠 토큰 거래를 경고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펀드가 실제 지분에 근거하는 구조라 문제를 피해갔다. 다만 판매 대상은 인증을 마친 미국 투자자로 제한되고, 한국 투자자가 살 수 있는 길은 없다.

이 뉴스가 의미하는 바는 자산의 종류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달러와 국채가 블록체인 위로 올라왔다면 이번에는 벤처 펀드가 올라왔고, 나중에는 부동산도 올라올 것이다. 반복적으로 블록체인 위에 자산을 올리는 이유는 하나다. 담보로 쓰려는 것이다.

Aave의 주식 토큰 담보 대출

9월 25일, 코인 대출 서비스 Aave가 주식 토큰을 담보로 받기 시작했다. 담보는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발행한 주식 토큰으로, 미국 대형 기술주 일곱 종목이 들어 있다. 스마트폰 회사, 전기차 회사 주식처럼 누구나 아는 종목이 포함됐다.

구조는 단순하다. 주식 토큰을 Aave에 맡기면 그 가치의 일정 부분, 종목에 따라 70% 안팎까지 USDC로 빌릴 수 있다. 주식을 팔지 않고도 달러를 쓸 수 있고, 빌린 USDC는 블록체인 위 어디든 쓸 수 있다. Aave 창업자의 평가로는 지금까지 주식 토큰은 들고 있거나 사고파는 물건이었는데 이제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게 됐고, 주식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돈이 모이는 자산 중 하나다.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주식 가격은 미국 증시가 열리는 평일에만 반영되므로 주말에는 담보 가치가 멈춰 있고, 주식값이 심하게 빠지면 맡긴 토큰이 강제 청산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빌릴 수 있는 한도를 수백억원 규모의 소액으로 묶어뒀고, 종목 확대는 Aave 거버넌스 투표와 위험 검토를 거쳐 결정한다.

세 뉴스가 그리는 하나의 그림

이번 한 주의 세 뉴스를 겹쳐 보면 방향이 보인다.

  • 서클은 달러가 움직이는 블록체인을 깔았다: Arc 체인에 USDC가 흐르고 Aave 같은 대출 서비스가 올라왔다.
  • ARK 인베스트는 펀드를 블록체인 위로 올렸다: 비상장 기업 지분을 담은 벤처 펀드가 토큰화됐다.
  • Aave는 블록체인에 올라온 주식을 담보로 바꿨다: 주식 토큰을 맡기고 USDC를 빌리는 길을 열었다.

세 곳 전부 USDC를 쓰고, 세 곳 모두 미국 규제에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증권과 주식도 담보로 맡긴다는 것은 대출이 껴 있다는 뜻이다. 규제·자산·담보·대출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코인 시세의 단기 급락과 무관하게 블록체인 위 금융의 뼈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주의 요점이다.

보는 포인트

  • 급락 원인을 금리 수치가 아니라 협상 기대의 소멸로 읽는 프레임 — 금리가 높았던 지난주에 비트코인이 오른 날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 근거
  • 코인 시세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스테이블코인 총액 — 시세 조정 기간의 자금 흐름을 보는 지표
  • 지니어스법의 이자 금지 조항이 국채 토큰 수요를 키우는 규제와 상품의 인과
  • 서클 Arc, ARK 펀드 토큰, Aave 담보 대출이 모두 USDC로 연결되는 미국 친화적 생태계
  • 담보 가치가 평일에만 갱신되고 주말에는 멈춘다는 주식 토큰 담보 대출의 위험 지점

원본 정보

※ 자막 음차·수치 오차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