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의 축이 바뀌고 있다. 종이 지폐로 정산하던 페트로달러 시대의 구조 대신, 미국은 석유 공급망과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SWIFT를 하나로 묶어 달러의 위치를 다시 세우려 하고 있으며, 그 관리 주체에는 국방부라는 강력한 축이 새로 들어섰다. 배경에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고 10년물이 5% 육박하는 금리 부담이 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망을 장악한 가운데 결제망까지 국가 안보 자산으로 전환하면 금리 안정 명분과 달러 패권 수호 명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계다. 반대편에서 조여지는 것은 중국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사기 어려워진 중국의 유일한 대안이 사실상 미국이고, 미중 대결의 승부처는 희토류와 석유의 카드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달러 필요없다' 미국의 충격 선언? 스테이블코인, 부의 축이 바뀐다
핵심 요약
- 근본 동인은 국채금리: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30년물 국채금리 5% 초과, 10년물 5% 육박이라는 부담 속에서 미국은 금리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할 명분을 필요로 한다.
- 페트로달러의 후계자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 석유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을 지정하고, 상무부의 수출 통제에 국방부의 계약 조건을 결합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 결제망의 관리 주체가 국방부: 해킹 등 위협 시 결제망을 즉시 차단하는 킬스위치 설계가 논쟁 중이며, 비트코인 네트워크도 국방부가 관리한다고 선언된 상태다. 이번 딜의 상대 부처가 국무부가 아니라 국방부라는 점이 국가 안보 자산화의 증거다.
- 석유 공급망의 재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밀실에서 정하던 석유 가격 결정 구조가, 선물 가격으로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아랍에미리트와 공급망 자체를 지배한 베네수엘라로 대체되고 있다.
- 절박한 쪽은 중국: 하루 1천만 배럴 가량의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중국은 이란·베네수엘라·사우디아라비아 어디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어려워, 결국 미국에 판매를 요청하는 구도에 놓인다.
상세 정리
고유가와 국채금리: 미국이 움직인 경제적 이유
석유 가격이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 때문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이에 따라 경제가 어려워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발할 것을 우려하는 시장 심리가 형성됐고, 3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으며 10년물도 5%에 육박하는 상태가 됐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은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문제는 명분이다. 이 명분으로 쓸 만한 것이 국가 안보와 달러 패권이다. 석유 공급망과 결제망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다루겠다는 선언은 양쪽 명분을 한 번에 충족시킨다.
페트로달러의 후계자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
과거 페트로달러가 말 그대로 종이 지폐를 기반으로 한 결제 체계였다면, 그 자리는 스테이블코인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구체적인 설계는 다음과 같다.
- 석유를 팔 때 상무부의 수출 통제를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방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한다. 석유 결제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하라는 조건이 대표적이다.
- 결제망 자체의 위협 요인, 즉 해킹이나 라자루스 같은 해킹 조직의 결제망 침해 시도에 대비해 결제망 하드웨어를 즉시 셧다운하는 킬스위치 설계가 거론된다.
- 이 킬스위치가 실제로 현실화되기 시작하면서 상대 국가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미국 내부에서도 논쟁이 벌어진다.
요점은 결제망의 관리 주체가 국방부라는 것이다. 자국이 통제하는 네트워크로 석유 결제를 강제하면, 석유 공급망과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SWIFT망이 세 겹으로 엮이면서 달러 패권이 재구축된다. 관리 주체 중 하나로 국방부라는 강력한 축이 들어온 것이 이 구조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다.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국방부의 선언
이 구조는 이미 한 번 선언된 바 있다.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를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는 선언이 그것이다. 암호화폐 네트워크조차 국가 안보 자산의 범주로 넘어온 상태라는 신호이고, 이번에 거론되는 석유 결제망 설계는 같은 논리의 연장선이다.
여기서 확인되는 단서가 하나 더 있다. 이번 석유 관련 딜의 상대 부처가 국무부가 아니라 국방부라는 점이다. 외교 문서가 아니라 군 부서가 계약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석유와 결제망이 이미 경제·외교 이슈가 아니라 국가 안보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석유 공급망의 재편: OPEC 중심에서 월가 중심으로
탈달러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미국의 대응은 정반대다. 상대 국가들이 탈달러로 달러 패권을 약화시키려 하니, 미국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달러 패권을 다시 강화하는 플랜 B를 가동한다. 각 플랜이 하나씩 가동되면서 실체가 드러났고, 그 실체는 석유 공급망의 재편이다.
OPEC 중심의 석유 공급망이 미국 행정부와 월가 중심의 공급망으로 재편되고 있다. 종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 사실상 밀실에서 석유 가격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아랍에미리트와 베네수엘라가 새로운 축이 된다.
- 아랍에미리트는 선물 가격을 통해 석유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 베네수엘라의 공급망은 미국이 이미 장악한 상태다. 공급망 자체를 미국이 통제하면서 그쪽으로 석유를 흘려보내겠다는 것이다.
이란이 추가 변수다. 전쟁을 벌여 이란을 친미 정권으로 바꾸고 통제권을 확보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정면에 둔 채 석유 공급을 완전히 장악하는 그림이 완성되지만, 실제로는 정권 교체의 목적이 달성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다만 이란이 중국으로 석유를 수출하는 공급망은 최대한 차단하려는 방향은 유지된다.
조여지는 중국: 석유를 사기 어려워진 나라
이 구조에서 가장 압박을 받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중국은 하루에 1천만 배럴 가량의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데, 지금 수입할 곳이 없다.
- 베네수엘라는 완전히 미국의 장악 아래 들어갔다.
- 이란에서 중국으로 가는 유조선은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주변 안보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이란이 유조선의 통과를 막고 있어 석유를 안정적으로 반입하기 어렵다.
이 상태가 유지되면 중국은 에너지 수급에서 극심한 압박을 받는다.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중국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힌다. 이란·베네수엘라의 석유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거나,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미국 본토에서 석유를 구매하는 것이다. 시진핑 정부가 입 밖에 내지 않아도, 전쟁이 빨리 매듭지어지길 바라는 절박한 쪽은 트럼프가 아니라 시진핑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유가와 인플레이션: 흔히 오해하는 부분
고유가가 곧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통념에는 한 가지 바로잡아야 할 지점이 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은 유가가 이미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물가가 추가로 오르지 않는다. 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한 번에 높은 수준으로 뛸 때 인플레이션이 확 올라가는 것이고, 90달러 수준에서 계속 유지된다면 전년 대비 물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즉 이미 고유가는 현재 물가에 반영된 상태이며, 유가가 내려가면 압력이 조금 완화되지만 그렇다고 더 높아지지도 않는다.
이 판단의 실무적 함의는 명확하다. 중간선거에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민주당에 유리해지는 시나리오가 우려되지만, 이미 반영된 고유가는 추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트럼프 입장에서 현재 구도가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은 구도라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희토류 vs 석유: 미중 카드 대결의 승부처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카드로 삼아 상대를 압박해 왔다. 그렇다면 미국의 상대 카드는 석유다. 너희들에게는 희토류가 없어 버티기 어렵고, 우리에게는 석유가 없어 버티기 어렵다는 구도에서 어느 쪽이 더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이란 사태와 베네수엘라 사태를 연결해 보면 그 방향이 드러난다. 이란의 석유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중국으로 가는 유조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명분도 갖춰져 있다. 전쟁이 끝난 뒤 자기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중국행 유조선을 막으면 국제 사회의 반발을 사지만, 지금은 이란이 자국 수출분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유조선을 막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명분이 성립한다. 트럼프가 의도한 상황은 아니지만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여기에 붙는다.
보는 포인트
- 페트로달러(종이 지폐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패권의 기반이 옮겨가는 재편 프레임
- 상무부 수출 통제와 국방부 계약 조건, 킬스위치 설계가 겹치며 결제망이 국가 안보 자산화되는 과정
- 석유 가격 결정 구조가 사우디·러시아 밀실에서 아랍에미리트(선물시장)·베네수엘라(공급망 지배) 축으로 이동하는 변화
- 고유가 유지가 곧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니라는, 물가 통계의 해석 차이
- 희토류(중국) vs 석유(미국) 카드 싸움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절박한 쪽이 중국이라는 판단
원본 정보
- 채널: 서울경제TV
- 게시일: 2026-09-23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nM_j_M9vl68
- 길이: 10분 26초
- 조회수: 10,388 (수집 시점 기준)
※ 자막 음차·수치 오차 가능성: 원본 자막은 음성 인식 기반이라 금리 수치와 기관 표기(상무부·국방부·라자루스 등)는 원래 명칭으로 교정했으나 세부 수치와 표현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